[메가시티 칼럼]"'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 부산지역 재투자엔...?"

10월에 쏟아지는 부산 정책·축제·행사... "떨이용이냐? 마수걸이냐?" 
잘못되면 ‘플라이 아시아 2024'엑스포,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소환해... 
부산지역 창업투자 생태계의 실상...'죽 쒀 개 줘...' 소리 듣게 돼...

칼럼니스트 정하룡 승인 2024.10.09 07:40 | 최종 수정 2024.10.14 23:01 의견 0
부산시가 1일부터 2일까지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함께하여 영감을 얻다(Inspired by being together)'라는 주제로 개최한 "플라이 아시아 2024(FLY ASIA 2024)" 개막식에 참석한 박형준 시장이 주요 인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1일부터 2일까지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함께하여 영감을 얻다(Inspired by being together)'라는 주제로 개최한 "플라이 아시아 2024(FLY ASIA 2024)" 개막식에 참석한 박형준 시장이 주요 인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부산시 제공]

'아시아 창업 플랫폼 도시 부산'의 실현과 창업기업(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아시아 대표 창업 엑스포 :플라이 아시아(FLY ASIA)"가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반면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부산시가 10월에 쏟아내는 정책·인사·행사·축제 등 몇가지를 짚어본다.

부산시는 1일부터 2일까지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함께하여 영감을 얻다(Inspired by being together)'라는 주제로 "플라이 아시아 2024(FLY ASIA 2024)"를 개최했다. 지난 2년간의 경험과 아시아 주요 창업 도시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주제, 참가자 규모, 국제성, 협업 프로그램 등 양적, 질적인 측면 모두 대폭 확대했다.


2024년 행사는 개막식, 확장(스케일업) 라운드 및 설명회(밋업), 글로벌 전시관(파빌리온), 학술회의(콘퍼런스), 경진대회(어워즈),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전시 및 '바운스', '컴업(COMEUP)', '페스티벌 시월'과의 연계 행사 등 투자와 창업기업(스타트업) 관련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첫날(1일)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을 창업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창업자금 조성', '전문적 지원체계 마련', '상시 투자 상담(밋업)이 이뤄지는 혁신 기반시설(인프라) 조성', '해외 진출'의 내용을 담은 비전을 발표하며 행사의 막을 열었다.

여기서 부산시가 '전국 최초 지역주도 천억대 규모 모(母)펀드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 결성'이 결실을 거뒀다는 점이 돋보인다.

그간 지역펀드가 정부주도의 펀드 조성에 지자체의 출자 참여를 골자로 하는 소극적 역할에 그쳤다면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이하 '부산미래성장펀드')는 지역 중심으로 지역이 주도하는 첫 사례다.

아울러 '부산미래성장펀드'는 규모도 대형으로 이례적이지만 자펀드의 운용도 혁신적이다. 시는 KDB산업은행과 함께 펀드 운용 전략 수립을 통해 '지역 투자생태계의 미래성장'에 주안점을 뒀고, 지난달 27일 한국벤처투자가 진행하는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의 서류심사 결과를 공고, 서류심사 결과 제안서를 제출한 23곳 가운데 5곳이 탈락했다.

펀드 운용에 지역의 특성과 역량을 고려해 리그제 ▲지역(모펀드의 40퍼센트(%)) ▲수도권(모펀드의 50퍼센트(%)) ▲글로벌(모펀드의 10퍼센트(%))] 운영을 도입하고,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각 리그의 역할을 통해 지역 투자생태계의 취약점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출자사업은 지역리그(AC, VC), 수도권리그(VC, CVC), 글로벌로 나눠서 진행되는데, 이 중 지역리그(AC, VC) 분야는 각각 3개, 8개 운용사가 2라운드에 진출했다. 지역 리그에서는 지역의 액셀러레이터(AC), 벤처캐피탈(VC) 만 운용사로 참여 가능하다.

모펀드에서 최대 70%까지 출자해 창업초기부터 도약기에 해당하는 지역기업에 주력 투자하는 방식으로 지역 토종 액셀러레이터(AC), 벤처캐피탈(VC)을 육성하고 지역의 유망 스타트업을 성장 지원하겠다는 취지 때문이다.

또 수도권과 지역리그를 구분한 것은 지역 투자생태계 활성화와 지역 유망기업 발굴에 중심을 뒀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그 중 초기 창업기업 발굴, 성장 역할의 엑셀러레이터(AC) 분야는 6개사가 도전하였지만 3개사가 탈락한 상태다.

이에 지역리그(AC)는 부산지역대학연합기술지주·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비스퀘어·그래비티벤처스, 시리즈벤처스·서울대학교기술지주가 운용사 제안서 PT 심의를 통해 통해 최종 2개사가 부산 미래성장 벤처펀드의 위탁운용사(GP)가 된다.

지역 투자 규모에서는 통상 부산시 출자금의 2~3배 규모였으나 실질적으로 '부산미래성장펀드'는 시 출자금의 12배(시 50억 원 출자, 지역투자 600억 이상) 이상의 지역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펀드의 지역리그는 부산에 본사를 두지 않아도 투자사의 '지사 설립 확약'을 통해 자격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에 수도권 대학과 경남의 투자사도 Co-GP로 서류평가를 통과하게 됐다.

중기부 오영주 장관은 "...부산 지역 벤처·창업기업의 성장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산미래성장펀드'는 비수도권 지역 창업·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투자 마중물을 공급하는 지역혁신 벤처펀드 출자사업 중 역대 최대규모다. 이에 수도권 중심의 투자 생태계에서 지역 투자 활성화로의 새 지평을 열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모(母)펀드는 지역 혁신기업의 성장을 위한 자금공급에 필요한 종잣돈이며, 자(子)펀드 투자기업의 후속 투자를 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해 지역에서 우수한 혁신기업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 했다.

하지만 지역 혁신펀드 중 최대 규모로 조성됐다는 점에서는 관심이 주목되고 있지만, '부산미래성장펀드'가 본래 취지인 부산지역의 창업투자 생태계 활성화에 사용되어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역 창업기업(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입체적인 프로그램을 확대·신설해 지역 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선순환 체계를 마련했다"고 말한다.[사진=메가시티뉴스 DATA]



미국의 실리콘벨리 신화를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지속되어 왔다. 부산시도 스타트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성장해서 고용을 일으키고 경제 효과를 내는지를 탐구해,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초기 창업지원은 매장 창업부터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창업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확산을 이뤄내고 기술창업을 필두로 스타트업의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이뤄내려는 수 많은 시도 끝에 민간 전문 스타트업 보육, 투자 기업들을 생태계가 구축됐다.

대표적으로 창업가의 가능성을 보고 매출, 결과물을 창출하기 전에 초기 투자 후 빠른 성장을 지원하는 민간 창업기획자가, 즉 엑셀러레이터(AC)다. 엑셀러레이터는 예비창업자 및 초기 창업기업을 발굴해 초기단계 투자(Seed) 후 보육프로그램(엑셀러레이팅)을 통해 빠르게 성장시켜 매출, 글로벌 진출 등을 지원하여 후속 투자유치(Series A, B 등) 연계 후 기업가치를 높여 기업공개(IPO) 또는 합병(M&A) 등의 방법으로 초기 투자금을 수익화(EXIT)하는 민간 투자사다.

서울 및 수도권의 스타트업계의 성공모델은 공공영역에서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데서부터 민간에게 창업기업 발굴 및 초기투자 기능을 이양하고 빠르게 성장시켜 벤처캐피탈(VC)의 투자를 연계하고 이를 성장시켜 유니콘 기업화 및 기업공개(IPO)를 해 낸 것에 있다. 부산 지역과 자금의 규모나 창업기업의 수 등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핵심은 전문성 있는 민간기업에 빠른 속도와 성장(엑셀러레이팅)을 보육을 맡겼다는 데 있다. 특히 부산시의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공공사업 모토는 부산국제영화제 성공 사례를 보면서 익히 경험한 바다.

2020년 벤처투자촉진법의 제정을 통해 초기기업을 발굴, 투자하는 엑셀러레이터에 대해서도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추면 벤처투자조합 결성을 허용함으로써 엑셀러레이터가 조금 더 모험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이는 창업생태계에서 민간 투자사의 창업 발굴 및 보육의 중요성을 인정했다는 결론이다.

초기 펀드의 평가방식에서 기존 투자실적이 평가기준에 적용되었기에 기존에 펀드를 운용할 수 없었던 엑셀러레이터들은 펀드를 유치할 방법이 없었다. 이에 모태펀드에서 AC 특화펀드를 조성하는 등을 통해 길이 열렸고 전국의 엑셀러레이터들의 유치 경쟁이 시작됐다.

하지만 펀드 유치를 받은 엑셀러레이터는 초기기업 발굴과 보육보다 펀드 투자에 집중하게 돼 초기기업을 발굴, 보육을 통해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지 않고(게을리 하고?) 투자에 집중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민간 스타트업계에서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보육하는 원래의 기능이 약화되거나 사라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펀드 유치에만 역량을 쏟다 보니 원래 기능인 유망 기업 발굴과 보육은 뒷전이 됐다. 이렇게 되자 전국의 창업기업 수가 급감했다. 투자할 기업이 없어 스타트업 펀드를 운용하고 있던 벤처캐피탈들도 투자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엑셀러레이터는 말 그대로 우수한 예비창업자 및 초기 기업을 발굴하고 빠르게 성장시키려는 처음의 역할, 엑셀러레이팅에 집중해야 한다. 투자와 펀드 운용은 전문 영역인 벤처캐피탈(VC)이 맡아야 한다. 차별성의 경계가 분명해야 함께할 접점도 분명해진다.

창업생태계 초기단계, 첫단추를 제대로 꿰어야 투자와 성장이 지속돼 유니콘 탄생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역으로 기업이 창업생태계를 전일적(全一)으로 볼 수 있어야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 분담이 일어나게 된다.

필자의 '노인과 바다'로 대별되는 지구적 어젠다는 이 영역에도 적용되는 듯하다. 중앙 정부의 대규모 재정 투입에도 인구(절벽) 감소와 중앙집중, 수도권으로의 쏠림은 가속화되고 있다. 동시에 지방, 지역이 소멸 단계에 진입했단다.

이런 가운데 지역 창업기업의 보육터로,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시작된 스타트업 육성사업은 이제 결실을 맺어가는 과정이다. 또 로컬 기반의 민간 엑셀러레이터 역할이 부상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부산시의 청년,창업 정책은 수도권만을 모델로 삼아서는 안된다. 서울은 돈도 많고 인력도 많다. 거대 공룡자본이 지방의 골목상권까지 먹으려고 하면 안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수도권 일극주의에 맞서 부산지역의 다차원적 공생공영의 비전을 제시한 바있다. 부산은 부산이라는 로컬리티에 맞게 설계돼야 한다.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 매력 넘치는 도시, 노인이 행복하고 청년이 보람찬 도시 부산의 창업생태계를 보호하고 각 영역의 실력들이 맞물려 발굴, 보육, 투자, 글로벌 유니콘으로의 성장 진출 등의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민간과 공공이 연대해 지속적으로 창발해야 한다.

이에 부산시 시정의 입안에서 집행까지 '부산의 민간 창업생태계 육성'에 포커싱하기를 바란다. 노인과 바다의 도시, 부산의 로컬리티가 여기에 존재함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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