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 칼럼] 노인과바다의 도시, 부산

사라지는 것들과 다가올 것들 사이에서...부산은 부산하다

칼럼니스트 정하룡 승인 2024.07.09 07:26 | 최종 수정 2024.07.15 12:55 의견 0

거제외줄달팽이는 현재 경남 거제시 노자산에만 서식한다. 노자산은 울창한 숲이 만든 높은 울폐도와 깊은 부엽토, 47개의 크고 작은 계곡이 발달해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다. [사진=원종태 시인]



노인은 I.D요, 바다는 I.P다. 노인은 그루터기 나이테와 닮았다. 바다는 배가 지난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세월이 사람의 이마에 긋고 지나간 주름은 '지혜'일까, 아님 '옹고집'만 스몄을까...

미처 정신차리기도 전에, 삶의 양면도... 두께도 이제 사라질 거란다. 특히 부산이 제일 먼저란다.

인간은 원래 '사라지는 것들'을 사랑하지 못하고, '다가올 것들'에 두려워 떠는 짐승들이다. 하여 사람들은 삶의 현주소를 기억하고 기록하고 기념하려 한다.

특히 부산은 더욱 그러하다. '노인과 바다' 그 사이에서 ... 부산이 지금 부산하다. [DIGITAL胡蝶夢 주]

2024갑진왜란 7월5일. 기억하시는지요. 1년 전 '새마을금고 뱅크런'. 작년 이맘때, '변방의 북소리' 와룡(蛙龍)도사가 어줍잖은 자신의 칼럼을 통해 '부산사람의 삶이 위태롭다' 그캤습니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새마을금고법 감독기준에 따라 경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부산지역금고 143곳(본점 기준) 중 27곳이 경영개선 조치를 받은 적이 있어, 20% 가까이 '부실 경고'를 받은 셈입니다.

물론 부실 정도의 기준(권고 요구 명령)도 정해져 있고, 자본적정성 또는 자산건전성으로 등급도 매기고, 금융사고, 순자본비율, 자본적정성 지표...등의 각종 기준이 정해져 있지만, 어쩌면 '부실' 정도를 넘어 '부패'의 차원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역 새마을금고 위기를 "'지방'을 넘어 '중앙'의 문제"라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는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과도 연동된다는 '연결 경제학'의 입장인데요. '변방의 북소리' 와룡(蝸龍)도사는 여전히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부동산PF...위태롭다카더니, 이제는A.I금투세 A.I상속세, 인간정치보다 A.I의회정치가 낫겠다... 얼토당토 않은 소릴 해대고 있습니다. 소쩍새 울 때까지 그카겠답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6월까지 부도 처리된 건설업체는 총 18곳(종합건설업체 6곳, 전문건설업체 12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9곳)의 두배입니다. 게중 15개사가 모두 지방 업체인데 부산에서는 종합건설업체 3곳을 포함해 총 5개 건설사(남흥건설·익수종합건설...)가 올들어 부도 처리됐습니다.

경기 침체에다 유동성 위기까지 겹쳤다지만, 이유야 어떠튼 건설사 부도와 회생 신청이 잇따르면, 건설사 대신 발주처나 하도급 업체 등에 대신 갚아줘야 하는 금융(건설공제조합의 보증대급금) 부담도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작년 5월 대비 보증대급금 규모가 43.3%로 3배 이상 급증했다네요.


이뿐 아니라 경기 침체로 원자재 값이 엄청올랐답니다. 심지어 가장 안정적이라는 '관급시장'의 레미콘 공급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전국 처음으로 '민관수급협의회'도 부산에서 열렸습니다. 조달청이 공공공사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관급자재 수급차질을 해소하기 위해 부산·울산지역 레미콘·아스콘 업체와 머리를 맞댔다나어쨌다나.

여기에다 '부산지역 금고의 대출 현황'에서 나타났듯이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이 2배 가까이 많습니다. 중.소.영세상공인도 기업하는 분들입니다. 계속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연체율이 급증하는데, 여기에다 정부가 기업에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상속세 개편과 금투세 폐지 등과 같은 정책으로 부자소수기득세력과의 동행만을 고집한다면... 이렇게 복잡하게 얽힌 '연결 갱제'의 허리를 싹둑 잘라버리면 '사람이 죽게 됩니다.'


와룡도사가 '연결 갱제'라 하니, "아하 저눔이 청공하고 다르게 갱상도 도사눔이구나~"캅니다. 아닙니다, 여기 '갱제'의 '갱'은 '메르치궁물'이라는 뜻의 갱입니다. 이렇게 '갱제'에 대해 생소하시니 "25만원 주자"카니 "아니다, 10억을 주자, 100억을 주자"카는 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여하튼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의 개발 사업 두 건이 '부산시 사전재난영향성 검토위원회'에서 재심의 결정이 나는 바람에 개발현장에 급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마린시티 주민들은 '사업 전면 재검토하라'카고, 해원초등학교 학부모들은 '당연한 결과'라 카고, 건설업자는 '더 이상 진행불가하다'며 강경 반응을 보이며 옥신각신하고 있지만, 일단은 '급제동'이 걸린 상탭니다.

와룡도사는 뭘 말하고 싶은 걸까예? 결론은 "지금 부산이 부산하다" 이캅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전북 정읍시·고창군)의원은 7월1일, 농어촌 활력 창출 및 활성화를 위해 국가와 지자체에 농어촌유학의 행정적·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농어촌유학 국가지원법'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농어촌 지역의 급속한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농어가 경영의 불안정 등으로 인해 농어촌 소멸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농어촌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의 일환으로 평가받는 '농어촌유학'의 국가지원을 명시하는 개정안이 발의된 겁니다.

또 지난달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싸워스코리아 지자체 낙후 정도에 따라 1∼5등급 분류한 '낙후도 지수'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원은 낙후성을 드러내는 인구, 경제, 재정 부문에 초점을 맞춰 229개 시군구의 낙후도 지수를 산출했는데요, 보고서의 결론은 이런 겁니다.

"인구 감소 시대에 양적 측면에서 개별 지자체의 서비스 공급 수준의 균형을 도모하는 정책은 한계를 보일 것" "질적 측면에서 지자체가 아닌 주민에 초점을 두고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지역이 주도적으로 문제 영역을 진단하고 이에 맞는 발전계획을 수립·집행할 수 있도록 제도 및 재정적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싸워스코리아에서 가장 먼저 소멸 지역이 부산이고, 부산에서도 영도구가 가장 먼저라카네예... 결국 와룡은 '노인과 바다'의 도시, 부산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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