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똥볼'을 차다"

국토부, 부산시 '2024년 상반기 도시재생 국가시범지구' 사업서 탈락
국토부 공모 탈락, 부산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원점... 최대 250억 국비 무산
주민·부산 시민단체·야당 등 64개 단체 반대 여론 탓...시 "시민 소통, 대안 모색"

강 산 승인 2024.09.07 04:55 | 최종 수정 2024.09.12 10:00 의견 0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시청 기자회견장에서 정부 예산안에 부산 현안이 대거 반영됐다고 내년 시 예산안 설명회를 가졌다.[사진제공=부산시]


[메가시티뉴스 강 산 기자] 부산시가 추진하는 '구덕운동장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이 29일 국토교통부가 제34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심의에서 부산시의 '2024년 상반기 도시재생 국가시범지구' 사업 공모에서 탈락됐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주민과 시민사회의 반발 등 여러 요인을 종합 검토해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을 제외시켰다는 후문이다. 시는 시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부산시가 서구 구덕운동장 일대 1만1577㎡ 부지에 1만5000석 규모 축구전용 구장을 비롯해, 스포츠·문화콤플렉스로 탈바꿈시켜 원도심 재생의 기폭제로 삼겠다며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이 사업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사업비 충당을 위해 85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와 백지화 요구, 부산시민사회와 지역 정치권의 비판에 부딪혔다.


부산 시민단체·야당 등 64개 단체는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이 전용 축구경기장 건립을 명분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아파트 개발 사업을 통한 수익사업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주민협의회와 곽규택(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이 기자회견까지 열어 강력 반대하고 나서자 아파트 건립 규모(사업비 7990억원 --->6641억원으로 축소)를 줄이는 등 뒤늦게 여론수렴에 나섰지만, 주민협의회는 지역의 서구청장 소환을 경고하는 등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나중에 공한수 서구청장도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및 주민의견 최우선"이라며 "구덕운동장 사업 추진 과정에 아파트 건립이 포함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혁신지구'(국토부 장관이 국가시범지구로 지정)로 지정되면 최대 250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지구 내 건축 규제를 완화하는 등 신속한 절차 이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7990억 규모의 사업비 충당을 위해 '사업 부지에 80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하는 계획'이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지역 여,야 정치권 모두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국토부는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이 공모에 탈락한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반대 여론이 워낙 강해,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산시는 국토부 발표와는 별도로 시민 의견을 듣고 사업 추진 가부를 판단하기 위해 지난 22일부터 구덕운동장이 있는 서구 주민 500명과 다른 지역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라,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전반의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 여론을 수렴해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고,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시가 주민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탓"이라면서 "박형준 시장이 구덕운동장에서 '똥볼'을 찬 셈"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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