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Body의 귀환 또는 귀추"
싸워스코리아 '올드보이'들도 여야를 막론하고 4월 총선 출마 채비에 바쁘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옛 지역구인 경북 경산에서 무소속 출마하면서 "광야로 나간다"고 선언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때 '진박(眞朴) 감별사'로, '친박(親朴)계 좌장'으로 활동했던 최경환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무성 전 국회의원이 22대 총선에서 부산 중·영도에 출마 선언했다. 그는 15대에서 18대까지 부산 남구·을에서 내리 4선을 했고, 2013년 4·24 재·보궐 선거에서 부산 영도구에서 당선, 20대에는 부산 중·영도에서 국회의원 6선 배지를 달았다.
"타락한 정치와 국회를 바로잡아 합의민주주의, 숙의민주주의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공적인 사명감"으로 출마한다면서도 "'옥새 들고 나르샤~'라는 누명을 8년째 다 뒤집어 쓴 거다 정말 억울하다"며 '노장의 여유'를 보였다.
올드보이 중 가장 특이한 캐릭터로는 전 더불어민주당, 현 국민의힘 소속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을 꼽을 수 있겠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출마해 초선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해, 18대에는 통합민주당 공천에 탈락하자 이회창의 자유선진당에 입당해 공천받아 당선, 19대는 민주통합당에서, 20대 21대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의 눈부신 '이적 경력' 만큼이나 '어록'도 눈 부시다. 그리 머지 않은 어제, 2020년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충돌할 때 "둘의 싸움에 악취가 난다", 2022년 민주당 대선 패배 원인을 "이재명의 욕설 파문 때문이다", 2022년 4월 민형배 의원의 검수완박 통과를 위한 꼼수 탈당을 두고 "헛된 망상, 정치를 희화화 시키는 것", 2022년 6월 이재명의 당대표 출마 때는 "궤변이다. 패배의 장본인이...", "이명박 사면" 등의 목소리를 맘대로 낸 민주당 내 소신파 의원이었다.
그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으로 옮겨갈 때도 이 의원은 한동훈 위원장에게 "민주당 내 한 장관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아 거기에 젖어 있었는데...(이렇게 직접 만나보니)한 위원장의 행보가 저의 철학이나 정치 활동 어젠다와 일치한다"면서 "(한동훈 위원장은)정치초보가 아니라 저보다 훨씬 더 고단수다... 전략적으로 굉장히 능란하고, 한국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꿰뚫는 통찰력과 식견이 있다"는 또다른 어록을 세세에 남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11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제16·17·18·19·21대 국회의원, 제37대 전라남도지사, 제45대 국무총리, 제4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역임했다.
새천년민주당 민주당 중도통합민주당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 민주당 민주통합당 새정치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 새로운미래... 합당 탈당 입당 무소속 당명변경 창당...등 대한민국 정치권 당과 관련한 모든 일을 다해본 '정치백화점'이다.
이 전 대표가 탈당선언 하던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겠다"면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 다당제를 실현하고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다당이든 분권이든 그에겐 대통령하는 일만 남은 듯하다.
남은 자 VS 떠난 자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방탄과 패권, 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했다며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떠난 자들이다. 떠난 자 있으니 남은 자가 없으란 법 없다.
하지만 '떠나려다 남은 자'다. 함께하기로 한 약속이 어긋났음에도 떠난 자 이원욱 의원은 윤영찬 의원의 민주당 잔류 결정이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성희록 의혹에 따른 공천 가능성과는 무관한 선택이라고 옹호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남은 자'도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어느날, '이낙연 전 대표의 영구제명'을 요청하는 내용의 당원 청원에 윤영찬 의원은 "상대에 대한 악마화는 포퓰리즘의 제1 원칙"이라며 "인과관계도 없는 뜬금없는 악마화는 당을 왜소하게 만들고 분열시킬 뿐"이라며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남은 자는 또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개혁신당을 이끄는 이준석 대표의 구애에도 국민의힘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당을 지키겠다. 이번 4·10 총선에는 공천 신청은 하지 않는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24년 전, 처음으로 야당이 된 한나라당에 입당했다..이 당에 젊음을 바쳤고, 이 당이 옳은 길을 가길 항상 원했으며, 처음이나 지금이나 이 당에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이 당은 특정인의 사당이 아니다.. 정치가 공공선을 위해 존재하기를 바라는 민주공화국 시민들이 이 당의 진정한 주인으로...오랜 시간 인내해왔고 앞으로도 인내할 것... 우리 정치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복무하도록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고 절절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싸워스코리아 정계 일각의 호사가들은 말한다. '돌아올 자'가 있다고..., 또 싸워스코리아 변방의 북소리에 불과한 '순뻥 와룡도사'는 이를 '돌탕(돌아올 탕자)'이라 부르는데, 하지만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유 전 의원의 결정에 대해 "본인의 정치 행보에 '신중한 선택'으로 판단한다"면서 "바른정당·새로운보수당·바른미래당 경험에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돌자(돌아온 자) VS 잊자(잊혀진 자)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유승민 전 의원이 겪었던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 때의 경험을 '자객공천'의 원조라 불린다.
당시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발표한 수도권·영남권 광역단체장 지방선거 공천에 대한 경선 결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6·1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로 본선에 나서게 된 것. 이를 유승민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 서늘한 느낌을 자객공천이란 '시'로 읊조렸다나어쨌다나...
그 자객공천의 서늘함을 안고 김은혜가 국민의힘 분당‧을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등장했다.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공천 신청서를 제출한 뒤 "분당주민께서 선도지구는 힘 있는 여당 후보 김은혜에게 맡겨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일갈했다.
김 예비후보가 공천을 신청한 분당을 지역은 '사고당협'으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우선 추천 가능지역에 해당한다. 우선 추천 지역으로 선정된 선거구는 경선 없이 후보를 확정하게 된다. 우선 추천은 전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구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분당‧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면서 의원직을 내려놨고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거쳐, 이번에 분당‧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버티고 있다.
반면 4.10총선의 시계가 너무 빠르게 돌기(?) 때문일까.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의 전격 사퇴가 아주 오래된 느낌이다.
김기현 당대표 전격 사퇴 → 대표 부재→ 잠시 혼돈→ 중진연석회의→ 최고위원회의 ...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4.10총선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이라 새로운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 여건이 아니라고 판단... 차기 비대위원장 '깜'으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나경원 전 의원 등이 백가쟁명...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내부 전열 정비→ 총선 준비 그러나 산 너머 산... 공천관리위원회와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이 후의 스토리 전개는 순뻥 와蛙룡도사의 칼럼,"토사구팽의 주인공, 한신이 여황후에 참살당한 이유①"편에 잘 구성돼 있다)... 이렇게 총선의 시간이 빠르게 돌고 있을 때, 김기현 전 국민의힘 당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 출마를 선언했다.
"저는 정치를 개인의 영달을 위해 하지 않았고, 유불리에 따라 당을 떠나지도 않았으며, 과거의 추억에 안주하기보다 혈혈단신 끊임없는 투쟁과 강단있는 도전을 통해 스스로 혁신하며 앞으로 전진해왔다... 4년 전 총선에서 참패했던 리더십 위기를 더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치열한 각오로 '이기는 리더십'을 함양해 왔다"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것.
"잊혀진 자 곧 버려진다"는 진리를 깨달았을까.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허튼 소리가 진리가 되는 순간이다.
한편 '돌자'들의 행진도 계속된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과 천하람 개혁신당 최고위원,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 사이에 서로를 '캡사이신', '콜레스테롤'이라며 '썰'전을 벌였다.
개혁신당의 당수 '돌탕' 이준석이 내놓은 65세 이상 노인 지하철 무임 승차 폐지와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 공약을 두고 장 전 위원이 먼저 "이준석 신당을 보면 캡사이신 범벅이 된 음식을 보는 것 같다"며 캡사이신 신당이라고 혀를 댔다.
이에 천하람 위원이 "한국 정치에 큰 스트레스만 안겨주는 장 전 위원 같은 분들 덕분에 맛있게 매운 개혁신당이 각광받고 있다"고 맞받은 것.
또 장 전 위원은 지난 1일 유승민 전 의원이 민주당 안민석 5선 의원의 지역구 경기도 오산 출마 검토'썰'에 대해 "당에서 뭔가 레드카펫이나 꽃마차 태워주길 기다리면서... 본인이 먼저 이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결기나 자세를 보여주는 게 필요한 거 아닌가"라 혀를 댔다.
또 장 전 위원은 나경원 전 의원이 뛰고 있는 동작‧을 선거구에 민주당 추미애 전 장관 투입'썰'에도 혀를 댔다.
"저는 지금 나경원 전 대표나 동작에서 뛰는 우리 장진영 위원장이나 옆 지역구지만 부러워 죽겠어요. 추미애 오면 나경원 전 원내대표뿐만 아니라 동작이나 한강벨트의 다른 우리당 후보들도 당선 확률이 엄청 높아지거든요...(추미애)이분 지금 대선주자 만들어주는 분이잖아요. 킹메이커잖아요. 김종인 위원장을 능가하는 킹메이커잖아요. 부산 수영에 와주시면 안 됩니까..."
(참고로 작가가 서술한 '돌 자'는 함께 같이 돌자는 청유형이고, '돈 자'는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됐다는 과거형입니다.)
또 다른 '잊자'들의 귀환도 계속된다.
유승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탈당도 주목된다. '원조 친이재명계'로 불리던 유승희 전 민주당 의원은 탈당과 동시에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공천 심사 부적격 판정이 '경선 참여조차 배제한 고무줄 검정'이라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2020년 경선 불복' 때 유 전 의원은 당시 "이의신청처리위원회는 제게 소명 기회도 주지 않고 기각했다"며 "당헌당규상 경선 불복이 아님을 아무리 설명해도 들으려 하지 않고 '당규가 너무 세서' 그렇다고만 했다"고 토로하면서도 최종적으로는 경선 결과에 승복했다는 입장이다.
유승희 전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19·20대 총선에서 서울 성북‧갑에서 내리 당선된 3선 출신이다. 2017년 대선 경선 때부터 이재명 대표를 지지한 '원조 친명계'로 분류된다.
양소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도 2일 탈당해 원칙과상식 의원들의 '미래대연합(개혁미래당)'으로 정치 행로를 수정했다.
"당 대표실 핵심 관계자로부터 더이상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압박을 당했지만 민주당을 위해 침묵했다"면서 "김종민, 조응천, 이원욱을 버리고 이언주를 받아들이려는 당내 상황 속에서 그동안 침묵했던 제 마음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고 항변했다.
양 위원장은 당초 친명계 인사로 분류됐으나 지난해 5월 당시 민주당 소속이었던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기 논란을 비판한 이후 당 지도부와 대척점에 서왔다. 그리고 오늘 4일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은 <개혁미래당>으로 통합해, 공동창당대회를 연다.
더불어민주당 공관위가 예비후보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면접 결과와 하위 20% 현역 의원 명단이 발표되면 22대총선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말그대로 '원칙과 상식'의 성립은 원칙과 상식의 부재를 의미한다. '새' 미래의 기치는 지금 여기에 '헌' 미래만 남았다는 뜻이겠다. 보수에 위아래가 사라지고 역사와 전통, 공동체와 어른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민주에는 민주주의가 없다.
이것이 지금 싸워스코리아에 '돈 자'들이 난무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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