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청사 앞에 세워진 우주선 모형에 '2025 공존과 성장, 희망의 경남' [메가시티뉴스 자료사진]


[메가시티뉴스 강 산 기자]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서울서부지법 폭동을 강력 비판하고, 명태균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경위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아울러 새해 도정 방침을 설명하며 도민들의 행복을 위한 열정을 표현했다.

박완수 경상남도지사는 21일 도정회의실에서 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로 촉발된 지난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난입 폭동 사건에 대해 "폭력이나 위법행위를 통한 의사 표시는 자제돼야 하고, 어떤 경우에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 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새해 도정 방향을 설명하고, 최근 정국에 대한 견해를 소상하게 밝혔다. 박 지사는 지난해에도 수시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소상하게 설명한 바 있다.

'공존과 성장, 희망의 경남'

경남도는 새해 도정방향을 담은 슬로건으로 '공존과 성장, 희망의 경남'으로 정했다.

박 지사는 "우리 사회가 너무 편 가르기, 양극화가 심하다"며 "경남 만이라도 상생하고 배려하는 사회로 만들고, 어려운 도민을 살피면서 산업적인 측면에서 경남이 대한민국 경제 수도가 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지방세수 증가가 어려워 보이지만, 지방채 발행 없이 경남도 부채를 1조원 이하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2022년 7월 '민선 8기' 출발 때 채무는 1조 2천억원대였다. 지난해 말 기준 채무는 1조 460억원 정도이고, 올해 연말에는 9400억원까지 줄일 계획이다.

최근 탐사전문인터넷신문 뉴스타파가 공개한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보고서에서 2021년 9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대선캠프 총괄공동본부장 명단을 문자로 보내며,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던 박 지사를 후보 비서실장으로 추천한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예비후보로 활동하던 2021년 8월 6일 당시 창원의창구 국회의원이던 박 지사가 윤 대통령 집을 방문해 만났는데, 이 만남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사건’ 핵심인물인 명씨의 추천을 받은 윤 대통령이 직접 박 지사에게 전화로 초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만남에서 윤 대통령은 박 지사에게 "선거캠프에 들어와 비서실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명태균 게이트 관련 자세하게 설명

박 지사는 "2021년 7월 말 '윤 후보 집이 있는 서초동을 방문해 윤 후보를 만나면 좋겠다'는 명씨의 연락을 제3자를 통해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제3자에게 “누구의 뜻인지 정확히 알려달라. 윤 예비후보 뜻이라면 본인이 전화로 의사를 밝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박 지사는 “제3자가 '서초동으로 오세요'라고 한다고 그냥 갈 수 있겠는가. 집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언제 어떻게 오라는 연락이 있어야 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명씨는 7월 31일 밤 9시 26분께 윤 대통령에게 “박 의원은 (2020년) 4·15총선 때 사무총장으로 초선의원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경남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윤한홍 의원과 라이벌 관계이다. 전화드리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매우 협조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박 지사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윤 대통령은 다음날인 8월 1일 아침 6시 22분 명씨에게 '예'라고 답하고, 오전 8시 43분 “전화했어요. 반가워하십니다”라고 보냈다. 이는 뉴스타파가 공개한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 나온다.



이날 박 지사는 명씨에게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할게요. 같이 합시다”라고 두 차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명씨는 이 화면을 캡처해 김건희 여사에게 보냈다는 것이다.

박 지사는 “2021년 8월 1일 윤 대통령이 나에게 처음 전화를 걸어서 '서초동 집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8월 6일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윤 대통령 집을 방문해 처음으로 만났다. 먼저 와있던 명씨가 박 지사를 윤 대통령에게 안내해줬다. 명씨는 자리를 피했다가, 윤 대통령과 박 지사의 대화가 끝날 때쯤 다시 왔으며, 그 자리에 김 여사는 없었다. 윤 대통령과 박 지사는 함께 저녁식사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이날 윤 대통령은 박 지사에게 “선거캠프에 들어와 비서실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도 명씨가 9월 17일 김 여사에게도 박 지사를 비서실장으로 추천했다고 나온다.

하지만 박 지사는 거절하고 경선에서 중립을 선언했다. 그는 “경남도지사를 지냈던 홍준표 후보 쪽에서도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우리 당에서 후보가 결정된 상태가 아니고, 후보들끼리 경쟁하기 때문에 한쪽에 줄을 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는 경선 후보들이 당내 의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던 시점이었다. 국회의원으로서 당내 유력한 대선후보를 직접 만나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있는가”라고 반문한 박 지사는 “평소 이름 정도 아는 사이였던 명씨 주선으로 만났지만, 그때는 명씨가 어떤 의도를 가진 사람인지 몰랐다. 명씨를 만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명씨가 자신이 나를 도지사로 만들어줬다고 떠든다는데, 내가 도지사가 되는 데 도대체 뭘 도왔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누구나 알다시피 나는 치열한 당내 경선을 거쳐서 경남도지사에 당선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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