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시티뉴스 강 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 전 당 관계자와 통화한 내용이 공개돼 논란이 예상된다.
녹취에서 윤 대통령은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라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으며, "만약에 이놈 XX들 가서 '개판'치면 당 완전히 '뽀개' 버리고"라는 거친 표현으로 국민의힘에 대한 불신도 보였다. 이번 녹취록은 여당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보다는 국민의힘 보수 지지자들에게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터넷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는 지난 5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관계자와 통화한 음성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녹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입당 전부터 이준석 전 대표와 국민의힘에 상당한 반감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많은 의원과 또 원외 당협위원장이나 당원들이 빨리 들어와서 국힘을 접수해서, 이게 지금 이준석이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이다. 3개월짜리"라고 말했다.
또 "국힘에 좀 많이 입당해갖고 당원을 100만 명 이상 좀 만들어주셔 갖고"라며 "국힘에 지도부 다 소환해. 바꿔버려. 전부"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일단 당원을 왕창 늘려가지고 국힘 내부를 갖다 뒤엎어 엎은 다음에 3개월 안에 '쇼부' 난다"라며 "그래서 (대통령) 후보 되면 비대위원장이 돼갖고 당대표부터 전부 해임할 수 있다"라고도 말했다.
즉, 윤 대통령은 입당 전부터 이준석 지도부를 해체하고 자신의 당으로 재편할 생각을 가졌던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는 "국힘은 없는 거다. 바꿔버리는 거다, 이 당을"이라며 "이름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국민의힘 간판이 아닌 신당에 대한 의지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만약에 이놈 XX들 가서 '개판'치면 당 완전히 '뽀개' 버리고"라고 한다. 상대가 "지지하는 의원들 한 50명 되더구먼, 데리고 나와버리시라"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데리고 나오고"라고 호응한다.
또, "저도 왜 이상적인 것, 왜 신당을 만들고 이런 생각을 왜 안 하겠느냐?"라며 "현실적으로 이 정권을 갖다가 뒤집으려고 하고, 교체를 하려고 하면, 어찌 됐든 경선은 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 '정권교체' 자체가 목적.. "국힘이 밉더라도.. 플랫폼으로 활용해야"
윤 대통령은 대선 출마한 목적이 '정권 교체' 자체라고 말한다.
녹취에 따르면 "저는 정권교체하러 나온 사람이지 대통령 하러 나온 사람이 아니다"라며 "저는 대통령도, 저는 그런 자리 자체가 귀찮다, 솔직한 얘기가"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거는 어쨌든 엎어줘야 되고"라며 "그리고 국힘에 이걸 할 놈이 없다"라고도 말했다.
이어 "입당을 하더라도, 그거는 그야말로 정권교체를 하기 위한 거지, 국힘의 보수 당원이 되기 위해서 가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아무리 국힘이 밉더라도… 국힘이 아무리 미워도 국힘을 갖다가 플랫폼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을 하셔야 된다"라며, "국힘 싫어하는 거 제가 100배 알고, 저는 선생님보다 국힘 더 싫어한다. 제가요, 민주당보다 국힘 더 싫어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산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은 해당 보도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 시기에 그런 보도를 했다는 자체가 김만배-신학림의 대선 공작을 물타기 하려고 하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라며 "그리고 그 사안은 저희 당에 입당하기 전에 사적인 발언에 가까운 이야기를 이렇게 보도하는 것이 극히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과 정부, 대통령실의 협조가 잘 되고, 또 같은 방향으로 국정운영 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분열의 의도가 있다"라며 "특히 선거를 앞두고 이런 시기에, 대선 공작이 밝혀져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굳이 이 시기에, 입당하기 전에 사적인 대화에 가까운 그런 것을 보도한 것에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윤재옥 "입당전 사적인 발언" 의미 확대 차단.. 이준석 "윤핵관 성님들 죄송"
녹취에 등장하는 당사자인 이준석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입당 전부터 자신을 내쫓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듯 하다.
이 전 대표는 6일 KBS라디오 '배종찬의 시사본부'에서 "지금까지는 대통령이 정치를 처음하니 입당 후 '윤핵관'들이 왜곡된 시각을 주입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녹취 내용을 보니 입당 전부터 (대통령이) 이준석을 끌어내리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녹취록을 들은 이후 페이스북에도 '앞으로 윤핵관 안 까겠다. 윤핵관 성님들 죄송'이라는 글을 썼다"며 "(대통령이) 정치에 대한 관점이 백지장 같은 상태에서 그런 생각을 하시는 건 본인 생각이신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녹취 내용이 공개되면서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 지지자들의 분열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최근 윤 대통령의 이념 행보로 보수층이 갈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6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이념 중심 행보에 대해 "지지층 갈라치기"라고 평가했다.
이 전 의원은 "이거는(이념 행보) 뭐냐 하면 어떤 목표에 의해서 그렇게 하는 건데 그 목표라는 것이 국민의힘 전체의 총선 승리는 아닌 것 같다"며, "본인의 권력 장악 또는 유지에 더 유리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 내부에서 과거(국정농단)에 수사했던 거 이런 것들에 대해서 슬금슬금 반감이 올라오는 그런 게 있다"며, "그거하고 박정훈 대령 건하고 애국심이나 국가를 중시하는 또는 민족을 중시하는 정통 보수들한테 굉장한 지금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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